‘스키 타고 눈밭을 누비다가, 따끈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며 별을 본다.’
이런 장면, 영화에서만 가능한 줄 알았죠. 그런데 실제로 가능한 곳이 있습니다. 프랑스 피레네 산맥 한가운데 자리한 **코테레(Cauterets)**라는 이름의 작은 마을에서요.
겨울의 코테레는 하얀 눈과 뜨거운 온천, 축제와 자연이 한데 어우러지는 동화 속 휴양지였습니다.
그날의 기억은 지금도 눈 내리는 날이면 다시 꺼내보게 됩니다.
코테레는 파리에서 직행이 되진 않지만, 경유 루트도 꽤 낭만적입니다.
저는 **파리에서 TGV를 타고 뤼르드(Lourdes)**까지 간 후, 역 앞에서 버스로 약 45분 달려 코테레에 도착했어요.
고개를 넘을수록 설경은 짙어지고, 도착했을 땐 마치 스위스 알프스를 옮겨 놓은 듯한 마을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도착 다음 날 아침, 저는 마을 중심에서 곤돌라를 타고 Cirque du Lys(시르크 뒤 리스) 스키장으로 올라갔습니다.
10분이면 해발 2,400m의 스키장이 등장하는데요, 설질은 부드럽고 코스는 초보부터 고급까지 다양해서 누구든지 즐길 수 있겠더라고요.
렌탈샵은 마을 곳곳에 있으며, 영어 안내도 잘 되어 있어 초행자도 문제없습니다.
리프트 1일권은 약 40유로, 미리 온라인 예매하면 소소한 할인이 있어요.
스키로 지친 다리를 이끌고 향한 곳은 바로 레 뱅 뒤 로셰르(Les Bains du Rocher).
이곳은 코테레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사랑받는 천연 온천 스파입니다.
특히 야외 스파 풀은 겨울에 진가를 발휘해요.
눈발이 살짝 날리는 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그 순간엔 정말 세상 걱정이 다 사라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물 온도는 평균 34~38도, 미네랄이 풍부해서 피부가 매끈매끈해지는 효과도 있었어요.
👉 공식 홈페이지: https://www.bains-rocher.fr
2월 초, 코테레에서는 매년 **겨울 카니발(Carnaval d’Hiver)**이 열립니다.
제가 갔을 땐 마침 축제 기간이었는데, 광장에서 열리는 불꽃놀이와 퍼레이드, 브라스 밴드 공연까지 꽤 규모가 있었어요.
관광객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글뤼바인(따뜻한 와인)**을 나눠주며 환대해주던 마을 주민들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1. Pont d’Espagne(스페인 다리)
버스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국립공원 구역으로, 겨울엔 설국, 여름엔 폭포가 장관입니다.
눈 덮인 다리와 흐르는 강물, 주변의 침엽수림까지 합쳐지면 마치 판타지 영화 세트장 같아요.
2. Lac de Gaube(고도 호수)
Pont d’Espagne에서 스노우슈즈를 신고 1시간 정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는 호수입니다.
겨울엔 얼어 있지만 그 자체로 신비로운 분위기예요. 사계절 모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명소죠.
숙소는 전통적인 샬레 스타일의 Hotel du Lion d’Or에 머물렀습니다.
따뜻한 조식과 푹신한 침대, 친절한 직원까지 전형적인 유럽 소도시의 포근함이 느껴졌어요.
저녁은 La Brasserie de Bigorre에서 라클렛을 주문했는데, 녹인 치즈를 감자와 햄에 얹어 먹는 이 요리는 추운 날씨에 최고의 선택이었어요.
겨울에 치즈는 약이죠. 진심으로요.
📍 Hôtel du Lion d’Or 주소:
12 Rue Richelieu, 65110 Cauterets, F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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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GV + 버스 조합으로 뤼르드 경유가 가장 편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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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키 리프트권은 온라인 구매 추천, 가격도 절약되고 대기 줄도 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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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천 티켓은 현장 or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 가능, 스파 패키지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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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 기간엔 숙소 예약 미리미리! 늦으면 방이 없어요.
코테레는 크지도, 유명하지도 않지만, 그 속에 담긴 매력은 오히려 그런 점들 덕분에 더 깊이 와닿았습니다.
스키로 활력을, 온천으로 쉼을, 그리고 자연과 사람에게 따뜻함을 배우는 여행이었습니다.
혹시 올겨울, 소박하지만 완벽한 휴양지를 찾고 계시다면
프랑스 피레네의 코테레를 강력하게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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