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쉬고 싶다.”
그렇게 시작된 저의 프랑스 남부 여행. 요란한 도시가 아닌, 고요한 자연 속으로 발길을 돌렸고, 그 종착지가 바로 **루숑(Bagnères-de-Luchon)**이었습니다.
이 작은 마을이 단순한 온천 도시가 아니라, ‘피레네의 여왕’이라 불릴 만큼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곳이라는 건, 직접 가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거예요.
루숑은 고속열차와 지방열차, 그리고 버스를 타고야 닿을 수 있는 곳이에요.
파리에서 TGV를 타고 **툴루즈(Toulouse)**까지 약 4시간, 거기서 다시 TER 열차를 갈아타고 산자락을 따라 2시간. 마지막엔 버스로 고즈넉한 루숑 마을에 도착했죠.
솔직히, 긴 여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차 창밖으로 펼쳐진 피레네의 풍경은, 오히려 여행의 기대감을 더 끌어올려줬어요. 어느새 숨이 깊어지고, 마음이 정돈되기 시작하더라고요.
루숑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이 도시의 자존심이자 상징인 Les Thermes de Luchon 온천장이었습니다.
특히, 이곳의 **바포라리움(Vaporarium)**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천연 지하에서 나오는 증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150미터 길이의 지하 터널 속은 뿌연 김으로 가득했고, 따뜻한 증기가 온몸을 휘감았죠. 숨을 들이쉬자 온천수의 미네랄이 코끝까지 닿는 느낌이었고, 땀이 배어날 즈음엔 마치 몸속 독소가 빠져나가는 듯했어요.
인공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힐링.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 공식 홈페이지: https://www.thermes-luchon.fr
제가 방문한 시기는 봄이었지만, 현지인들이 입을 모아 추천한 건 **8월의 꽃 축제(Fête des Fleurs)**였습니다.
무려 1898년부터 이어져온 이 축제는, 거리 전체가 꽃으로 장식되고, 꽃마차와 브라스 밴드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루숑 최대의 이벤트예요.
축제 주간엔 유럽 각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고 해요.
혹시 루숑을 여름에 여행하신다면, 숙소는 최소 두세 달 전 예약 필수입니다!
🚡 수퍼바녜르(Superbagnères) 케이블카
마을 중심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해발 1,800m 높이의 스키 리조트 겸 전망대인 수퍼바녜르에 도착할 수 있어요.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피레네 산맥 전경은 정말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여름엔 하이킹, 겨울엔 스키를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장소예요.
🥾 오호(Lac d’Oô) 트레킹
루숑 근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하이킹 코스 중 하나는 **Lac d’Oô(오호)**까지의 길입니다.
왕복 3시간 남짓의 트레일인데, 끝엔 깊고 푸른 호수와 웅장한 폭포가 기다리고 있어요. 봄에는 야생화가 만발하고, 가을엔 단풍이 아름다워 사계절 매력적인 코스입니다.
제가 머물렀던 숙소는 Hotel Panoramic. 시내 중심에 위치해 있어서 온천장, 케이블카, 마켓 모두 도보 5분 거리였습니다. 조식은 정갈했고, 스태프는 정말 친절했어요.
저녁 식사는 La Tute de L'Ours에서 했는데, 이곳의 오리 콩피는 인생 맛집으로 꼽을 만했어요. 지방은 바삭하고 속살은 부드러웠고, 현지산 레드와인과의 조합은 여행의 피로를 녹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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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하면 근교 드라이브가 훨씬 자유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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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기욕은 온라인 사전 예약 가능, 성수기엔 꼭 예약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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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어가 주로 사용되지만, 관광 시설에선 영어로도 충분히 소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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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숑은 툴루즈와 연계 여행에 좋습니다. 도심과 자연을 함께 누릴 수 있어요.
루숑은 크지도, 유명하지도 않지만 진짜 ‘쉼’을 주는 도시였습니다.
프랑스에서 스파 하면 흔히 엑상프로방스를 떠올리지만, 저는 루숑의 고요함과 자연스러움에 더 깊이 매료되었어요.
여행지에서 제대로 숨 쉬고 싶을 때, 소음 없는 온천에서 피로를 씻고 싶을 때, 루숑은 진심으로 추천드릴 만한 곳입니다.
ㅁㅁㅁ 함께하면 좋은글 ㅁㅁㅁ
루숑과 연결되는 툴루즈, 카르카손, 안도라 루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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