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행 중, 파리와 니스, 리옹 같은 대도시만 둘러보고 끝내기엔 뭔가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도에서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작고 조용한 온천 마을, **Ax-les-Thermes(악스레테름)**로 향했습니다. 피레네 산맥 한가운데 위치한 이곳은, 마치 동화 속에서 툭 떨어져 나온 것처럼 조용하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어요.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Place du Breilh(브레이유 광장)**에서 신기한 장면을 목격했어요. 땅에서 스르륵 피어오르는 김, 그리고 그 속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 알고 보니 이곳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천연 족욕탕 'Bassin des Ladres'**였고, 70도 가까운 유황 온천수가 하루 종일 쉼 없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저도 얼른 신발을 벗고 발을 담갔는데요, 따끈한 물이 발끝을 간질이는 그 순간, 10시간 넘게 이어졌던 기차 피로가 싹 날아가는 느낌이었답니다. 이 물은 중세 시대에 병사들의 상처 치료에도 쓰였다고 하니, 정말 ‘치유의 마을’이라는 말이 실감나더군요.
운 좋게도 제가 간 시기가 매년 7월 말에 열리는 ‘Fête de l’eau chaude(뜨거운 물의 축제)’ 기간이었어요. 마을 주민뿐 아니라 프랑스 전역에서 온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온천과 문화를 함께 즐기는 독특한 분위기였습니다.
낮에는 전통시장과 아이들을 위한 체험 부스, 음악 공연이 펼쳐지고, 밤에는 온천수에 발 담근 채 와인을 마시며 불꽃놀이를 즐기는 마법 같은 시간이 이어졌어요. 현지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건배를 나누던 그 순간, “아, 이래서 진짜 여행은 도시가 아니라 마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작은 마을에도 알차게 즐길 곳이 꽤 많았습니다. 제가 실제로 다녀온 1일 코스를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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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 온천욕으로 시작하는 하루
‘Thermes d’Ax’ 스파에서 실내외 온천과 마사지로 개운하게 하루를 열었습니다.
👉 Thermes d’Ax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
점심 – 전통 레스토랑 ‘Le Chalet’
치즈 퐁뒤와 지역 와인 한 잔, 이보다 더 프랑스스러운 식사는 없었습니다. -
오후 – 케이블카 타고 피레네 정상까지!
‘Ax-Bonascre’ 케이블카를 타고 2,000m 가까이 올라가면 시원한 풍경과 함께 등산로가 펼쳐져요. 여름엔 하이킹, 겨울엔 스키장으로 변신하는 곳입니다. -
저녁 – 족욕하며 마무리하는 하루
다시 마을로 내려와 Place Roussel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온천수 족욕으로 하루를 마무리했어요. 잔잔한 라이브 음악까지 더해져서, 진짜로 ‘치유 여행’이 무엇인지 알게 된 하루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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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법: 툴루즈에서 SNCF 기차를 타면 약 2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기차역에서 마을 중심까지는 도보 10분 정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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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 이용법: 공공 족욕탕은 무료! 다만 스파 시설(Thermes d’Ax)은 예약하는 것이 좋아요. 수영복과 슬리퍼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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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추천: 저는 ‘Hôtel La Grande Cordée’에 머물렀는데, 가성비 좋고 조식도 만족스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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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여행 팁: 겨울에는 Ax 3 Domaines 스키장이 활짝 열립니다. 온천 + 스키의 꿀조합을 원하신다면 겨울도 추천드려요.
프랑스 여행에서 온천 마을을 찾는다면, Ax-les-Thermes만큼 감동적이고 매력적인 곳은 드뭅니다. 도시의 분주함 대신 따뜻한 김이 피어오르는 조용한 골목과 사람 냄새 나는 축제가 이곳의 진짜 매력이에요.
“이곳은 내 몸을 위한 여행이 아니라, 내 마음을 위한 여행이었구나.” 그렇게 느꼈던 하루.
다음엔 더 오래 머물고 싶다는 아쉬움을 남기며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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