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산티아고에 머물고 있을 때, 현지 친구가 조용히 귀띔해 주었습니다. “진짜 좋은 온천을 찾고 있다면 Termas de Colina에 다녀와 봐. 관광객은 잘 모르지만, 우리끼리는 비밀 장소야.” 그렇게 해서 저도 떼르마스 데 꼴리나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이 온천은 산티아고에서 차로 약 2시간 정도 떨어진 안데스 산맥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콜리나’는 지역 이름이고, 'Termas'는 ‘온천’을 의미하는 스페인어입니다. 온천은 100% 자연 그대로이며, 높은 산과 눈 덮인 봉우리 사이에 위치해 있어서 마치 지구 밖 다른 세계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온천은 층층이 자연적으로 형성된 테라스 구조로 되어 있었고, 위에서부터 아래로 온도의 차이를 느낄 수 있게 설계되어 있었던 점이 특히 좋았습니다. 처음엔 너무 뜨거워서 들어가기 주저했지만,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편안하게 몸을 담글 수 있어 자신에게 맞는 온도를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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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 외에도 주변에는 하루 코스로 둘러보기 좋은 자연 명소들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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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ños Morales: 온천 근처에 있는 작은 마을로, 등산로와 강가 트레킹 코스가 아주 잘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가벼운 등산화를 신는 것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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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Yeso Reservoir (예소 호수): 푸르른 물빛과 설산이 어우러진 이 호수는 인생 사진을 남기기 딱 좋은 장소였습니다. 저는 오전 일찍 들렀다가 오후에 온천으로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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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jón del Maipo 지역: 산악 지형이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패러글라이딩이나 산악 자전거 체험도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액티비티를 원하신다면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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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방문한 시기는 3월 말, 남미에서는 가을이 시작되는 때였는데, 마침 **"Fiesta de la Vendimia" (포도 수확 축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산티아고 근교 및 마이포 계곡 일대에서는 이맘때 포도 수확을 기념하는 행사가 많으며, 전통 와인 시음, 민속 춤 공연, 현지 음식 시식 등의 체험이 가능했습니다.
특히 마이포 계곡의 와인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품질이니, 와인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이 시기에 맞춰 방문하시면 더욱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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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수단
대중교통보다는 렌터카를 추천드립니다. 온천까지 가는 길은 험한 비포장도로도 있으니, SUV 차량이 안전합니다. -
입장료와 운영시간
온천 입장료는 약 10,00012,000 칠레 페소(약 15,00018,000원)이며,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됩니다. 현금만 받는 경우도 있으니 미리 준비하세요. -
준비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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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복 및 수건, 여벌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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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와 간단한 간식 (근처에 식당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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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지대라서 자외선 차단제와 모자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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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에 민감하신 분은 멀미약 또는 고산병 대비 약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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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물에 오래 머물면 어지러울 수 있으니, 중간중간 충분히 쉬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 산 날씨는 변화무쌍하니 우비나 방풍 재킷도 챙기시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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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르마스 데 꼴리나는 그 어떤 화려한 리조트나 유명 관광지보다 더 깊은 위로와 힐링을 안겨준 곳이었습니다. 도시의 소음과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연 그대로의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하늘을 바라보는 그 시간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되었습니다.
산티아고에서 하루 시간을 내면 다녀올 수 있는 거리이면서도, 마치 안데스 산맥의 한복판에서 유럽의 알프스에 와 있는 듯한 이색적인 풍경까지 감상할 수 있어, 남미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