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라도 – 대한민국 최남단에서 짜장면을 먹다

제주도를 여러 번 다녀왔지만, 이번에는 색다르게 대한민국 최남단의 섬, 마라도에 다녀왔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짜장면으로 유명한 섬’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막상 직접 가보니 거친 파도와 해풍, 그리고 섬사람들의 소박한 문화가 어우러진 아주 특별한 곳이었어요. 하루 일정으로 충분히 다녀올 수 있었고, 뱃길과 섬 구경, 맛있는 해산물, 그리고 그 유명한 마라도 짜장면까지, 오감이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마라도는 **제주도 남쪽 모슬포항(송악산 인근)**에서 **여객선(유람선 겸용)**을 타고 갈 수 있습니다.
저는 송악산 유람선 터미널에서 왕복 승선권을 예약한 후, 약 30분간 배를 타고 들어갔어요. 배를 타고 가는 동안 제주 해안선과 형제섬도 보여서 여행 시작부터 눈이 즐거웠습니다.

배에서 내리면 마라도는 생각보다 작고 아담했지만, 섬 전체를 1시간 30분 정도면 도보로 한 바퀴 돌 수 있었습니다.

• 마라도 등대: 국내 최남단 등대로, 사진 찍기 좋은 명소입니다.

• 천연기념물 마라분화구: 마라도의 지질학적 가치를 보여주는 장소로, 제주 화산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어요.

• 마라도 성당 & 절: 섬 안에 성당과 절이 나란히 있어 종교의 조화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섬 전체가 평탄한 해안길로 이어져 있어 노약자나 아이와 함께 걸어도 편안한 여행이 되었어요.

섬을 반 바퀴 정도 돌았을 때쯤, 드디어 그 유명한 짜장면집들이 보였습니다. 마라도에는 ‘짜장면 맛집’이 여러 군데 있는데, 그중 저는 마라도할머니짜장을 찾았어요.

짜장면이 일반적인 중국집과는 달리 해물 베이스 국물과 톡 쏘는 고추기름 향, 그리고 직접 면을 뽑은 듯한 쫄깃함이 특징이었습니다.
같이 주문한 짬뽕도 바지락이 한가득 들어있고 국물 맛이 아주 시원했어요. 실내보다 바깥 테이블에 앉아 푸른 바다를 보며 먹는 짜장면,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요?

마라도는 큰 축제가 자주 열리는 섬은 아니지만, 매년 **9월 전후로 ‘마라도 해녀 축제’**가 열려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해산물과 민속공연을 즐길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은 축제 기간이 아니었지만, 섬 곳곳에서 해녀들의 물질 소리, 선착장 앞에서 건조 중인 오징어, 아이들이 뛰노는 마당에서 섬 고유의 문화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라도는 워낙 작은 섬이라 대부분 당일치기로 다녀오지만, 조용히 하룻밤 머무르며 별을 보고 싶다면 숙소도 있습니다.

• 마라도 펜션: 마라도 선착장 근처에 위치해 있으며 바다가 보이는 뷰가 인상적입니다.

• 마라도 민박촌: 현지 주민이 운영하는 소박한 숙소로, 해산물 아침식사를 제공합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마라도에서의 하루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
대한민국 최남단이라는 상징성, 바닷바람에 실린 따뜻한 사람들의 인심,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짜장면의 깊은 맛까지.
제주를 여행하신다면 마라도는 꼭 한 번 들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당일치기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바다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더욱 사랑하게 되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