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양도(제주) 여행 후기 – 용암 해안과 화산섬의 매력에 빠지다

제주 본섬 성산포항에서 배편을 예약하고 아침 일찍 출발하였습니다.

성산항의 출항장 분위기는 잔잔한 바닷바람과 포근한 소금 내음이 섞여 있었으며,
배 위에서는 제주도의 푸른 바다와 한라산의 윤곽이 한눈에 보였답니다.
비양도행 여객선은 정기편으로, 하루 두 번 운영되었고 악천후 시 운항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출발 하루 전 탐나오 플랫폼이나 제주항공 여객선 공식 예약 사이트에서 날씨와 운항 여부를 미리 확인했던 기억이 납니다.

소요 시간은 약 20분 정도였고, 배에서 내려 비양도 선착장에 도착하자마자
섬 전경이 한눈에 들어와 설렘이 더해졌습니다.

1. 비양도 풍경과 용암 해안의 신비

섬 중심부는 비교적 평탄했지만, 해안가 곳곳에는
검은 용암이 굳어 만들어진 화산 해안 절벽과
오랜 세월 바닷물과 마모된 자갈밭이 이어지는 풍경이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비앙해안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본 용암절벽은
검정색 바위 위에 부서지는 파도의 흰 포말이 대비되어
시각적으로 매우 극적이었고,
바위틈 사이로 자란 쪽빛 해초와 드문드문 핀 풀꽃들도
비양도만의 조용하고 평화로운 생태를 보여주었지요.

비양도는 한때 화산 분화로 형성된 섬으로,
본섬의 표선이나 성산포보다 더 작은 규모지만
용암 삼켜가며 만들어진 화산 원형의 매력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습니다.

2. 둘러볼 만한 주변 명소

• 비양도 둘레길

약 2km 정도 둘레길을 걸으며,
섬 북쪽과 남쪽 해안의 풍경을 모두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해식동굴이 형성된 구간에서는
파도 소리가 바위 아치 속으로 깊이 울려 들어가
자연의 작은 오케스트라처럼 느껴졌고요.

• 희귀 조류 관찰 지점

비양도는 철새 도래지로도 유명하여
봄과 가을에는 도요새, 재두루미 등을 망원경으로 살짝 관찰할 수 있었고,
작은 안내판에 적힌 조류 정보와 이야기들이
자연관찰자의 호기심을 채워주었습니다.

• 마을회관과 돌담길

비양도에는 작은 어촌 마을이 있었는데,
검은 현무암 돌담 사이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 소리가 정겹더군요.
마을회관 앞 벤치에 앉아 해풍을 맞으며,
해녀들이 직접 따온 소라와 전복을 팔던 풍경도 떠올랐습니다.

3. 축제와 행사: ‘비양도 마을 축제’

제가 여행하던 시기에 마침 **봄철 ‘비양도 마을 축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운영하는 작은 무대에서는 해녀춤, 민요 공연,
해산물 즉석 시식 코너가 마련되었고, 관광객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었어요.
어촌 할머니께서 직접 삶아주신 소라 회와 전복구이는
바닷바람 아래에서 먹으니 더욱 맛있었습니다.

또 밤이 되면 마을회관 옆 광장에서 별빛 영화 상영도 있었는데
제주 바다와 해녀 이야기 다큐를 작은 스크린으로 감상하며
꽃등불을 들고 섬 사람들과 잠시 함께했던 기억이 아직도 따뜻합니다.

4. 특유의 문화: 해녀와 돌담, 섬 공동체

비양도의 주민 대부분은 해녀와 작은 농업에 종사하셨습니다.
해녀들은 바다로 나가 소라와 전복을 직접 잠수하여 채집했고,
이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며, 그분들의 삶의 리듬을 느꼈습니다.

돌담 문화도 인상 깊었는데,
현무암 돌을 이은 낮은 담장이 햇볕 아래 따뜻하게 반짝였습니다.
돌담 사이에 난 작은 야생화가
인간의 손길과 자연이 함께 만든 섬의 작은 조각 같았어요.

또 공동체 쉼터에서 어르신들께서는
"비양도는 자기 할 일을 함께 나누는 삶의 터전"이라 말씀하시며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나누는 섬 사람들의 따뜻한 일상을 보여주었습니다.

5. 숙소 추천

비양도에는 숙소가 많지 않지만,
낭만 있는 민박 펜션형 숙소가 몇 곳 있었습니다.

• 비양하우스 펜션: 선착장에서 도보 5분 거리, 바다전망 테라스 있었고
  방마다 제주 황토방을 넣어 따뜻하면서도 깨끗했어요.

• 돌담 게스트하우스: 현무암 돌담 옆 작은 정원이 있었고,
  마을회관과 가까워 축제 참여에 편리했습니다.

숙소 예약은 탐라 숙박 예약 플랫폼이나
비양도 마을 홈페이지에서 진행되었고,
사전 예약 시 해녀 체험이나 섬 둘레길 가이드 동행 서비스도 연결해 주셨습니다.

6. 맛집 추천: 소라회와 전복죽, 흑돼지 전

소박하지만 기억에 남았던 식사도 많았습니다.

• 비양마을 해산물 직판장

해녀가 채취한 소라회와 전복회를 즉석에서 회로 만들어 주셨고
직접 따온 해산물이라 식감이 살아 있었어요.
양념은 간단히 초장뿐이었지만 바다의 맛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 돌담식당

마을회관 근처 작은 식당으로,
흑돼지 전과 된장국, 보리밥이 메인요리였고
현무암 돌로 지은 테이블과 의자가 정겨웠던 기억입니다.
바닷바람 맞으며 따끈한 국 한 숟갈이 참 좋았습니다.

• 비양도 캠핑장 옆 간이 매점

캠핑하던 저녁에는 매점에서 파는 감자전과 막걸리,
그리고 불멍을 하며 별하늘 바라본 기억도 낭만적이었답니다.

7. 여행 전체 코스 정리

제가 걸었던 여행 일정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성산포항 출발 → 비양도 도착 후 둘레길 트레킹

2. 해식동굴, 마을회관 산책, 해녀 체험 프로그램 참여

3. 비양도 마을 축제, 해산물 시식, 별빛 영화 관람

4. 해질 무렵 해안절벽에서 일몰 감상, 숙소 체크인

5. 다음 날 아침 낚시 체험 또는 캠핑 정리, 해안 산책

6. 비양도 출항 전 인근 우도 또는 본섬 당일투어 가능(요트 또는 소형 보트 연결)

7. 제주 본섬 복귀

총 1박 2일 일정으로도 충분히 비양도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여유롭고 깊은 여행이었습니다.

 마무리하며 – 조용한 섬, 단단한 기억

비양도는 규모는 작았지만,
자연의 신비로움, 섬 공동체의 따뜻함, 축제의 활기가
한데 어우러진 제주도의 또 다른 얼굴이었습니다.

바다와 돌, 해녀와 돌담, 축제와 고요한 밤하늘이
조용하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고,
제주본섬의 복잡함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연과 마을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이후에도 저는 제주 여행의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비양도의 검은 용암 해안과 고요한 파도,
섬 사람들의 미소를 그대로 떠올리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