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하자마자 거리 곳곳에서 풍겨오는 짙은 향신료와 달큰한 차 향에 저절로 발걸음이 멈췄습니다.
예전부터 **이집트식 홍차(샤이, Shai)**와 **아라비아 커피(카흐와, Qahwa)**에 대해 궁금했던 터라, 이번 여행에서는 꼭 현지에서 직접 마셔보리라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시음’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체험해보니 단순한 음료를 넘어서 이집트 사람들의 삶과 철학을 엿보는 깊은 문화 체험이었어요.
1. 어디서 체험했나요?
제가 찾은 곳은 카이로 구시가지의 칸 엘 칼릴리 시장(Khan El Khalili) 안에 있는 **엘 피샤위 카페(El Fishawy Cafe)**였습니다.
무려 2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집트에서 가장 오래된 찻집 중 하나인데요, 현지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곳이에요.
고풍스러운 조명과 빈티지한 나무 가구, 벽에 걸린 고전 사진들이 카페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전통 음악 덕분에 마치 시간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2. 교통편 – 어떻게 갔나요?
저는 카이로 중심가에 머물렀고, **우버(Uber)**를 이용해 칸 엘 칼릴리 시장까지 이동했어요. 약 20~30분 정도 소요되었고, 운전기사님은 영어를 거의 못하셨지만, 앱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시장 입구에서부터는 약 5분 정도 골목길을 따라 걸어가면 엘 피샤위 카페를 찾을 수 있었어요. 시장 자체가 워낙 유명해서 현지인에게 물어보면 다들 친절히 알려준답니다.
3. 직접 마셔본 이집트 전통 음료들
① 아라비아 커피 (Qahwa)
첫 음료는 바로 카흐와, 아라비아 스타일의 진한 커피였어요.
작은 잔에 담겨 나왔는데, 카르다몸이라는 향신료가 들어가서 진한 향이 입안을 감돌았고, 원두 찌꺼기가 아래 가라앉아 있는 전통 방식 그대로였습니다.
설탕 없이 거의 쓴 맛이 강했지만, 향에서 느껴지는 깊이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아, 이게 진짜 이집트의 맛이구나’ 싶었죠.
② 이집트식 홍차 (Shai)
그다음은 이집트 사람들이 매일같이 마신다는 **샤이(Shai)**였어요.
진하게 우린 홍차에 신선한 민트 잎과 설탕을 듬뿍 넣어 마시는 게 기본 스타일이더라고요.
뜨거운 태양 아래 마시는 샤이는 이상하게도 더 상쾌했고, 민트 덕분에 뒷맛이 아주 깔끔했어요. 현지 사람들은 하루에 3~4잔은 기본으로 마신다던데, 이해가 갔답니다.
③ 히비스커스 차 (Karkadeh)
마지막으로 추천받아 마셔본 건 바로 카르카데(Karkadeh), 히비스커스 꽃잎을 우린 차였습니다.
진한 루비빛 색깔이 인상적이었고, 살짝 새콤달콤하면서 차갑게 마시기에 아주 딱 좋았어요.
이 차는 혈압 조절과 소화에 좋다고 해서, 건강 음료로도 유명하다고 하네요.
4. 분위기와 사람들
엘 피샤위 카페는 정말 정겨운 곳이었어요.
관광객도 많았지만, 이집트 사람들이 친구들과 둘러앉아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어요.
저도 옆자리 현지 청년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었는데, 이들은 “차를 마시는 건 그냥 목을 축이는 게 아니라, 삶을 천천히 즐기는 방식”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잊히지 않아요. 차 한 잔 속에 삶의 여유가 들어 있다는 걸, 그때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5. 추천 식당 – 나기브 마흐푸즈 레스토랑 (Naguib Mahfouz Restaurant)
차를 마신 뒤 배가 출출해져서 근처의 유명한 레스토랑인 나기브 마흐푸즈 레스토랑에 들렀어요.
- 📍 위치: Khan El Khalili 시장 내부
- 🍛 추천 메뉴: 양고기 타진, 코샤리, 팔라펠
- 🌿 분위기: 고풍스럽고 조용하며 깔끔함
- 💰 1인 약 250~400EGP 수준
특히 양고기 타진이 정말 부드럽고 향이 좋았고, 여기에 시원한 카르카데 한 잔까지 곁들이니 피로가 싹 가셨답니다.
6. 이집트 전통 차 문화 체험 꿀팁
항목 체크포인트
| 위치 | Khan El Khalili 시장 내 El Fishawy Cafe |
| 가격 | 음료 1잔 30~70 EGP/레스토랑 250~400EGP |
| 복장 | 너무 노출되지 않게 단정하게 입는 것이 좋아요 |
| 팁 문화 | 카페 직원에게 10~20EGP 정도 팁 주면 좋아요 |
| 분위기 | 해질 무렵 방문하면 분위기가 정말 멋져요 |
7. 마무리 후기 – 한 잔 속에 담긴 이집트의 정취
이집트에서의 찻집 경험은 단순한 ‘음료 시음’이 아니었습니다.
한 잔 한 잔에 이집트의 역사, 삶, 그리고 정서가 녹아 있었고, 그 느긋한 찻집 분위기 속에서 저도 모르게 마음까지 차분해졌습니다.
이집트를 여행하신다면, 꼭 피라미드만 보고 끝내지 마시고요.
이집트인처럼 차 한 잔을 천천히 음미하며 그들만의 삶의 속도를 느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 한 모금이 여러분의 여행을 더욱 따뜻하고 깊게 만들어줄 거예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