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소르의 왕가의 계곡(Valley of the Kings) 방문기

  이집트 여행 중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을 꼽으라면 단연코 룩소르의 왕가의 계곡(Valley of the Kings) 방문입니다. 겉보기엔 평범한 사막 계곡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3,000년 넘은 비밀, 예술, 그리고 죽음과 영생에 대한 철학이 고스란히 숨겨져 있었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직접 경험한 왕가의 계곡 탐방기를 중심으로, 관람 팁과 꼭 가봐야 할 무덤, 그리고 현장에서 느꼈던 감동을 모두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룩소르 나일강 서쪽에 위치한 왕가의 계곡은 기원전 16세기부터 11세기까지 이집트 신왕국 시대의 파라오와 귀족들이 안치된 무덤 지대입니다. 기자의 피라미드처럼 외형이 웅장한 무덤이 아니라, 절벽 안쪽 깊숙이 파묻혀 은밀하게 지어진 무덤들이 특징입니다.

대표적인 무덤으로는 투탕카멘(Tutankhamun), 람세스 2세(Ramses II), 세티 1세(Seti I), 아멘호텝 2세(Amenhotep II) 등이 있으며, 오늘날에도 새로운 무덤이 간간이 발견된다고 하네요.

룩소르 도심에서 차로 약 40분을 달려 왕가의 계곡에 도착했습니다.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은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가 감돌았어요.

① 입장 팁

기본 입장권으로는 원하는 3개의 무덤에 입장 가능합니다. 단, 투탕카멘, 세티 1세, 람세스 5·6세 무덤은 별도 티켓 구매 필요해요. 저는 투탕카멘 과 세티 1세 무덤까지 추가 요금을 내고 다녀왔습니다.
 

②무덤 내부는 상상 이상

첫 번째로 들어간 무덤은 람세스 4세(Ramses IV) 무덤이었습니다. 입구부터 화려한 벽화와 상형문자(히에로글리프)가 가득했고, 천장엔 별자리와 우주의 이미지가 펼쳐졌죠. 이집트인들이 죽음 이후의 세계를 얼마나 깊이 믿었는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세티 1세의 무덤. 왕가의 계곡 중에서도 가장 정교하고 깊은 구조를 지닌 무덤 중 하나 였습니다. 바래지 않은 벽화와 섬세한 부조들은 고대 미술관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줬습니다.

마지막으로 간 곳은 투탕카멘의 무덤이었는데요, 규모는 작지만 상징성과 무게감이 엄청났습니다. 실제 투탕카멘의 미라가 유리관 안에 보존돼 있었고, 유명한 황금 마스크가 있었던 관도 그 자리에 전시되어 있었어요. 1922년 하워드 카터가 이 무덤을 발굴했을 때의 감동이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왕가의 계곡은 단순한 무덤터가 아니라, 종교, 권력, 예술, 죽음에 대한 고대 이집트인의 통합적 세계관이 담긴 장소입니다. 각 무덤은 단지 왕의 시신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신과 하나 되기를 꿈꾸는 영적 여정의 예술 작품이었어요.

조용히 무덤 안에 서서 벽화를 바라보면, 수천 년 전 파라오 들이 어떤 믿음을 가졌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가슴 깊이 전해집니다. 기자 피라미드와는 또 다른 감동이었습니다.

•  현금 준비 필수: 일부 무덤은 카드 결제가 안 됩니다. 이집트 화폐나 소액 달러가 유용합니다.

•  사진 촬영 티켓은 별도: 내부 촬영을 원하면 미리 구매하세요.
   오디오 가이드 추천: 현지 가이드 없이도 알찬 설명을 들을 수 있어요.

① 왕가의 계곡 교통편

룩소르 시내 숙소에서 택시를 대절해서 왕가의 계곡까지 다녀왔습니다. 왕복 비용은 약 300~350 이집트 파운드(EGP) 정도였고, 기사님께 현장에서 2시간 정도 기다려 달라고 말씀드렸어요. 아주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보다 편리하게 다녀오고 싶다면, 가이드 포함 반일 투어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경우 왕가의 계곡, 하트셉수트 신전, 멤논 거상 등을 함께 돌아볼 수 있고, 비용은 1인당 500~700 EGP 정도입니다.

② 추천 식당: El Hussein Restaurant

관람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룩소르 시내의 **엘 후세인 레스토랑(El Hussein Restaurant)**에 들렀습니다.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곳인데, 이집트 전통 요리를 정갈하게 잘 내놓는 곳이었어요.

• 제가 먹은 메뉴는 **그릴 치킨, 후무스, 바바가누쉬, 이집트식 빵(Eish Baladi)**이었고, 풍미가 아주 좋았습니다. 특히 후무스는 향신료와 허브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맛이 깊었어요.

• 식사 비용은 150~200 EGP 정도였고, 양도 넉넉했습니다.

• 마지막으로 민트티 한 잔으로 식사를 마무리했는데, 사막의 더위를 식히기에 딱 이었습니다.

왕가의 계곡을 다녀온 후, 저는 이집트 문명에 대한 이해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책이나 다큐로만 보던 고대 무덤이 철학, 신앙, 예술이 어우러진 총체적 유산임을 직접 느낄 수 있었기 때문 이였습니다.

이집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룩소르의 왕가의 계곡은 절대 놓쳐선 안 될 여행지입니다. 피라미드 뒤편에 숨겨진 고대 이집트의 진정한 깊이를 이곳에서 만나보세요.